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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밥상을 나누는 생명밥차 이야기_ 2024년 대구 담장허무는엄마들

등록 : 한살림재단, 등록일 : 2024년 11월 28일, 열람 : 120

“앞으로도 허물어야 할 담장들이 참 많네요” – 대구 담장허무는엄마들과 함께 한 생명밥차

일부에게만 알려진 사실이겠지만, 대구는 ‘장애학’에 있어서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대구대학교를 중심으로 많은 장애인복지, 재활 관련한 학문탐구뿐 아니라 전문화된 서비스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집중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다양한 장애인서비스들이 이뤄지기까지 부모들, 특히 가장 많은 시간동안 함께 하며 뒷바라지를 해온 어머니들의 땀과 노고는 이루 말할 수가 없겠지요.

특히 뇌병변 및 중증중복장애인의 경우 특수한 돌봄이 필요한데 마땅한 지원기관이 없어 더욱 애태웠을 부모들입니다. 같은 이해를 갖고 있는 그 부모들이 장애의 벽을 무너뜨리자며 ‘담장허무는엄마들’이라는 모임을 만든 것이 지난 2018년. 이후 지역 의회의원들과 대학기관, 지자체 등에 수많은 진정과 호소를 해서 ‘중증중복장애인 지원 조례안’을 제출하고, 중증중복장애인주간이용시설과 지원센터의 문을 열도록 하기까지 수많은 담장을 허물어 왔습니다.

이제 단순히 엄마모임을 넘어 사회적협동조합인 ‘함께맘’을 설립하고 엄마들 쉼터인 ‘공간담장’의 문도 열었습니다. 공간담장에서는 식사를 함께 하거나 자녀 뒷바라지에 늘 바쁜 엄마들을 대신해 반찬을 판매하거나 차 한잔을 마시며 서로 위로와 위안을 나누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단한 하루하루지만 작은 기쁨에 함께 웃기도 했던 엄마들이 생명밥차에 문을 두드리게 된 건 한살림대구 사무국에서 소개를 받아서였다고 합니다.

중증중복장애인은 씹기나 삼키기와 같은 기본적인 음식 섭취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고, 가래나 호흡기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에 맞는 식사지원을 제공하기 어려워 주간활동지원 등 낮 시간 동안의 돌봄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도 점심급식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일반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중증장애인에게 맞는 섭식에 특화된 맛과 영양이 겸비된 식사가 제공되어야 해서 함께맘에서도 도시락사업을 시작하기도 했으니 생명밥차와 같은 지원예산은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생명밥차 지원예산으로 중중장애인들과 그 보호자들만을 위한 밥상을 차리기 보다 더 큰 계획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공간담장이 대구대 대명동캠퍼스 인근 대명시장 내에 있어서 장애인과 그 엄마들이 시장 안을 자주 드나드는 상황인데 평소 의아해하고 궁금해하고 있었을 시장 상인들에게도 장애인이나 우리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설명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와서 따뜻한 갈비탕에 밥 한그릇 하고 가면서 이들의 존재를, 그리고 상황을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는 통큰 나눔밥상을 차렸습니다. 실제로 이날 시장 상인이나 노점하시는 분들, 치료실의 장애아동들과 선생님들까지 갈비탕을 먹고 간 분들이 25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와서 그간 마음만 갖고 있다가 실제 정기후원을 한 사람도 있고, 벽에 붙은 홍보물을 통해 그간의 같은 지역에서 진행된 지난날의 장애인과 그 부모들의 치열한 투쟁의 역사를 찬찬히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한살림대구에서는 행사 당일 이옥희 활동팀장이 지원인력으로 참여하면서 협력하고 있었는데, 이후 연계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편과 함께 대학시절부터 사회운동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온 전정순 대표는 장애를 가진 자녀가 성인이고 서울에서 근무 중이지만 대구지역 장애인부모운동에 계속 힘을 보태고 있는데 중증중복장애인들과 그 부모들의 갈길이 여전히 멀고도 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힘든 여정에 한살림재단의 생명밥차 덕분에 이웃들과 함께 나날 수 있었던 따뜻한 한끼 식사가 큰 동력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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