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 : 한살림재단, 등록일 : 2023년 10월 26일, 열람 : 895
탈북난민연합회 생명밥차 활동현장 이모저모
북한 이탈난민, 흔히 탈북민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우리 가까이에, 생각보다 많은 숫자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를 낯섦과 거리감에 ‘거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지는 않은가요.
한살림재단도 올해 생명밥차 사업을 통해 탈북인들과 처음 만났습니다. 알고 보니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탈북난민연합회 사무실과 강당에는 매월 두 차례 60~80여명이 모여 밥나눔을 하고 있었고, 올해 생명밥차에 문을 두드려온 것입니다.
그 밥나눔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니 어느 건물 지하에서 7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강의를 듣고 있었고, 사무실 한쪽에서는 강의가 끝나자마자 나눌 먹을거리를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준비된 음식 중 가장 먼저 눈에 뜨인 것이 농마국수. 이북 양강도에서 주로 먹는, 함흥냉면의 원조라는 면류음식인데 냉면보다 좀더 두껍고 투명한 면발에 물김치육수와 매콤한 양념장을 더하니 맛이 정말 냉면과 비슷했습니다. 대표적인 북한 음식이라 탈북인들은 매번 밥나눔을 할 때 이 국수를 차갑게 또는 따뜻하게 먹곤 한답니다. 그리고 닭고기를 넣은 만두에 오징어무침와 파김치를 곁들여 추석을 보름여 앞둔 시점에 정든 고향을 떠나온 헛헛함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밥나눔은 단순히 식사 한 끼가 아니라 고향을 떠나온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얼굴을 맞대고 그간의 생사안부를 물으며 외로움을 나누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밥나눔을 4년째 하고 있다는 탈북난민연합 김영경 간사는 “탈북민들은 가족과 헤어져 홀로 살거나 고된 탈출과정에서의 후유증으로 신체적, 심리적 장애를 앓고 있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고독사하는 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실정”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북민 중에서도 정상적인 취업을 하지 못 하고 집에서 고립상태로 있기 쉬운 노인, 장애인, 환우, 무연고자들을 불러모아 서로 만나고 교류하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만남이 너무나 소중하고 도움이 되기에 평택과 남양주 같이 왕복 4시간이 걸려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꼬박꼬박 참석하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식사 후에는 여기저기에서 후원을 받은 식료품을 나누는데 금액으로는 얼마 되지 않아도 매우 요긴하게 사용하는 것들이기에 실어갈 작은 수레들도 갖고 모여듭니다.
많지 않은 생명밥차 지원금이지만 70인분씩 3회나 두레밥상을 차려낼 수 있는 것은 음식준비가 모두 자원봉사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건강도 허락되고 솜씨도 있는 4명 정도의 자원활동가들이 농마국수도 전분가루로 직접 면을 뽑아 마련하고, 떡을 나눌 때도 쌀가루로 직접 떡을 만들고 순대도 이북식으로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예전에 단체 살림형편이 다소 넉넉했을 때에는 명절엔 체육관같이 넓은 공간을 빌려 그간 잘 만나지 못 했던 많은 탈북인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는데 이제는 그럴 여유가 없어져 명절행사도 열지 못 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문득 이들이 마을 안에서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노인정 같은 곳에도 마음 편하게 드나들고 있는지, 안부를 나눌 이웃들이 가까이에 있는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생명밥차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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