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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밥상을 나누는 생명밥차 이야기(2022년 하반기 세 번째)_ 강원 원주

등록 : 한살림재단, 등록일 : 2022년 11월 25일, 열람 : 1,894

매주 목요일, 원주시 개운동에 자리한 ‘석식당’에는 청소년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정갈한 그릇에 담긴 맛깔스러운 음식, 그걸 2천원에 사먹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오랜 기간 청소년사목을 해온 정류장교회 최현석 목사가 예배공간 한 곳을 막고 음식솜씨가 좋은 친인척의 도움을 받아 목요일이면 식당으로 변신시켜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청소년인권문제 해결지원에 나서고자 하는 ‘청소년인권센터물방울’(이하 물방울)이 이 석식당과 손을 잡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김상분 한살림원주 전 이사장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위기청소년들을 위한 상담 등 지원활동을 펼치고자 만든 단체기에 청소년이 모여드는 석식당을 중심으로 아이들과 조금 더 의미있는 밥나눔을 하고자 한살림재단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두 기관이 2022년 하반기 생명밥차 지원으로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은 바로 ‘얘들아, 밥먹으러 와!’라는 타이틀의 집밥이벤트. 생명밥차 지원금은 9월 8일부터 11월 3일까지 다섯 차례 격주로 의미를 더한 밥을 나누고 식사 후 쿠키나 비누 등을 함께 만들어보는 활동을 하는 데 귀하게 사용됐습니다. 그 활동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헤쳐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정서적 지지가 중심이 된 멘토링프로그램이 주요 내용입니다. 한살림원주 식생활위원을 비롯한 조합원들도 함께 참여해 상차림과 설거지를 함께 하고, 프로그램할 때 이런저런 보이지 않는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뜻을 함께 한 지역어른들도 함께 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아이들이 느낀 중요한 차이점은 ‘어른들이 얘기를 그냥 들어준다’는 점입니다. 물방울 김상분 대표는 “아이들이 어른들과 대화를 했을 때 훈계나 면박으로 마무리됐던 경험이 대부분이었다가 그러지 않는 어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의미 있는 경험이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경험이 쌓여서인지 아이들은 또래가 아닌 세대에도 경계심을 낮추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편하게 어울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집밥이벤트 마지막 회차는 기존 중고생 대상 석식당 외에 물방울과 인연이 닿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으로 의미있는 마무리를 했습니다. 앞으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올라가더라도 배가 고프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편히 찾아갈 석식당 같은 곳이 있다는 점을 알리며 밥을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장밥을 맛나게 먹으며, 집이나 학교 외에 마음 편히 찾아갈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 하나 얻은 느낌이었을 듯합니다.

다섯 번의 집밥이벤트는 마무리됐지만 그간 함께 했던 한살림 조합원들은 이대로 그냥 아이들과 헤어질 수 없다며 한살림원주 내에 청소년들의 건강을 함께 돌보는 소모임을 결성해 앞으로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석식당과 물방울과 소모임이 밥나눔에서 시작해 아이들이 스스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활동으로 지역에서 계속 뿌리를 잘 내리고 열매를 맺어나가기를 바랍니다.

▲집밥이벤트 ‘얘들아, 집밥 먹으러 와!’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한 비누만들기(사진 1, 2)와 쿠키만들기(사진3)

 

▲집밥이벤트를 함께 진행한 한살림원주 조합원들. 이벤트프로그램을 마치더라도 소모임을 만들어 만남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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